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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 연재]제5회 : 이슬람 문명사로의 재편, 그리고 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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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 연재]제5회 : 이슬람 문명사로의 재편, 그리고 그 뒤
  • 송범두_천도교 교령
  • 승인 2019.09.29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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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숨결 따라 동학 길 따라》(송범두 지음, 라운더바우트 펴냄) 분재
▲‘중앙아시아’라는 지역은 사실 국제적 기준이 모호하다. 일반적으로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을 일컫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들 5개국 중 카자흐스탄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를 중앙아시아라 구분 짓고 있다. Ⓒ동학만리
▲‘중앙아시아’라는 지역은 사실 국제적 기준이 모호하다. 일반적으로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을 일컫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들 5개국 중 카자흐스탄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를 중앙아시아라 구분 짓고 있다. Ⓒ동학만리

‘중앙아시아’라는 지역은 사실 국제적 기준이 모호하다. 일반적으로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을 일컫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들 5개국 중 카자흐스탄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를 중앙아시아라 구분 짓고 있다.

유네스코의 해석은 또 다르다. 중국 일부와 카스피해까지, 그리고 남북으로는 아프가니스탄부터 러시아까지를 포함해 중앙아시아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그런 걸까? 우리나라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중앙아시아라는 지역별 구분이 아예 없다. 앞의 중앙아시아 5개국 모두를 유럽 지역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통상 1991년 소비에트연방의 해체와 함께 독립한 우즈베키스탄 등 톈산산맥 너머 내륙 지역의 5개국을 중앙아시아로 통칭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이슬람 국가들이다. 이들 나라 대부분은 19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으로 편입되기 전까지는 비슷한 역사성을 갖는 운명 공동체였다.

이 지역의 대략적인 역사는 2,700년 전, 즉 BC 6세기 무렵 페르시아 제국의 일부가 됨으로써 시작된다. 그리고 그 뒤 BC 4세기에는 알렉산드리아 제국의 일부가 됐고, AD 6세기 때는 돌궐제국의 일부로 재편됐고, 7세기 초 이슬람교가 창시되면서 결정적인 거대 변화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이슬람 세력은 8세기 들어 동방 원정에 나섰다. 이로써 712년 부하라가 무너지고, 거의 동시에 사마르칸트까지 무너졌다. 그리고 마침내 751년 탈라스 전투에서 당나라가 패함으로써 이 지역의 대부분이 이슬람 문명권으로 재편됐다.

탈라스 전투는 고구려 유민 출신의 고선지 장군이 당나라 군사를 이끌고 싸웠던 전투라 우리에게도 익숙한 세계 전사(戰史) 중 하나다.

“우즈베키스탄 여행에서 우리는 히바와 부하라를 통해 수많은 이슬람 유적지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어 사마르칸트에서는 아미르 티무르 제국사를 살펴보시게 될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여정인 타슈켄트 관광을 통해서는 근현대 우즈베키스탄의 역사를 알게 되실 겁니다.

즉 19세기 말 러시아 제국사에 흡수됐다가 20세기 초 소비에트연방으로 재편된 시기를 지나 1991년 신생 독립국으로 다시 태어난 우즈베키스탄의 모습들을 타슈켄트에서 직접 보시게 될 겁니다.”

어제 오후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하자마자 가이드는 우르겐치 공항에서 향후 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안내였다. 그의 설명 속에 중앙아시아의 역사, 혹은 우즈베키스탄의 역사가 굵직하게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하긴 사전 공부가 없었다면 그의 서사적 설명이 재미있을 리 없다. 여행은 역시 아는 만큼 보이게 마련이다. 즉 지즉위진간(知則爲眞看) 아니던가.

가이드가 설명했던 아미르 티무르 제국사는 1370년부터 1507년까지 140년가량 이어진 이 지역만의 독립적인 역사다.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만의 독자적인 역사를 펼쳤던 이 제국은 멀리 중동까지 영토를 넓혀 이 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자부심이 됐다.

그 이전 13세기 초 중앙아시아는 몽골 제국의 일부였다. 그렇기에 14세기부터 15세기에 걸쳐 이룬 그들만의 제국 건설은 오랜 외침(外侵)으로부터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중요한 전기였다. 하지만 명나라까지 치려던 티무르가 갑작스레 세상을 뜨면서 중앙아시아는 다시 암흑기로 역류했다.

결국 그 같은 표류 속에서 19세기 말 러시아 제국으로 흡수됐고, 1991년 독립을 맞기까지 중앙아시아 5개국은 오랫동안 소비에트연방의 일원으로 변방 지역에 머물렀다.

하원갑(下元甲) 경신년(庚申年)에 전해오는 세상 말이
요망한 서양 적이 중국을 침범해서
천주당 높이 세워 거소위하는 도(道)를
천하에 편만하니 가소절창(可笑絶唱) 아닐런가.

최제우 대신사가 남긴 《용담유사(龍潭遺詞)》 〈권학가(勸學歌)〉 편의 일부다. 첫머리에 등장하는 ‘하원갑’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한 시대가 차차 쇠약해지는 단계’다. 즉 ‘운이 다해 망해가는 시기’다. 그리고 경신년은 1860년이다.

동학을 창도한 대신사께서 ‘요망한 서양 적’을 경계할 무렵, 즉 1860년대에 이르러 중앙아시아 전역에도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될 때까지 130여 년가량 이어지는 ‘하원갑자(下元甲子)’의 흑역사를 맞게 됐다. (계속)

 

[편집자 주]송범두 천도교 교령이 2019년 8월 1일 출간한 《고려인 숨결 따라 동학 길 따라》 책 내용을 분재 형식으로 엮어나가고 있습니다. 출판 콘텐츠를 사용하도록 허락해준 저자와 출판사 측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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